광주 성형커트 No.1, 비달토니헤어

헤어샵을 다녀온 다음 날 아침, 두려운 순간이 찾아왔다. 드라이기를 붙잡고 몇 분째 끙끙대고 있지만, 어제 거울로 본 스타일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분명히 어제 헤어샵을 나설 때만 해도… 이 머리가 아니었다. 전문가는 전문가구나, 하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다. 출근은 해야 하니까.

“헤어 디자이너의 감성을 아세요?”

비달토니헤어 박동섭 원장이 반문했다. 감성? 혼자서는 스타일링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말인가. 박 원장은 1997년부터 파리에서 1년, 런던에서 3년을 오로지 미용만 생각하며 프랑스 에꼴쌩루이, 영국 비달사순스쿨과 토니앤가이클래식·어드밴스스쿨을 수료한 인물이다. 적어도 그의 입에서는 현란한 미용 기술 용어가 쏟아져 나와야 옳았다.

“똑같은 단발머리를 잘라도 어떨 때는 촌스럽게 보이고 어떨 때는 촌스럽지 않을 때가 있어요. 뭐가 다를까요? 정답은 커트의 질감 처리입니다. 요즘 성형커트라고 부르죠.”

성형커트, 인상까지 바꾼다
미용의 질감처리는 모질의 형태, 모발의 양, 모류의 흐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변한다. 한 마디로 사람마다 다 다르다. 파리지엥이 다르고 뉴요커가 다르고 한국인이 다르다.

“현장 경험 없이 유학을 갔다 오면 당황하곤 합니다. 적어도 국내에서 커트 맛을 본 후에 유학을 가야 하죠. 모질이 달라요. 외국 사람은 두상이 둥글고 예뻐서 커트한 대로 작품이 나오고 모발이 안 뜹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외국의 선진 기술대로 별 생각 없이 커트하고 나면 모발이 뜹니다.”

현재 대다수의 헤어 디자이너가 기술적으로 상당한 수준이다. 유학파 아카데미, 대학, 재교육기관 등의 기술 교육이 활발한 덕분이다. 하지만 박 원장은 외국의 선진 기술을 한국인의 두상에 맞게끔 커트하는 경우가 의외로 드물다고 지적했다.

“두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합니다. 두상의 골격, 두상의 각도, 들어가고 나온 부분, 모발의 성질 등 이 모든 게 오른쪽과 왼쪽이 다를 수 있어요. 이렇게 차이를 인식한 후 얼굴형까지 고려해 커트하고 질감처리까지 마치면, 머리를 혼자서 손질해도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리는 디자인이 완성되는 거죠. 지금 해서도 예뻐야 하지만, 집에서도 홈케어가 돼야 합니다.”

탈모 전쟁
박 원장에게 탈모와 성형커트는 그 맥락이 같다. 성형커트로 인상이 바뀌면 생활이 바뀌고, 탈모로 머리가 빠지면 생활이 나빠진다. 라이프스타일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셈이다.

“탈모 연구실을 따로 두고서 계속 이쪽을 팠어요. 탈모 때문에 시술해도 만족스러워하지 못하는 손님을 볼 때마다 안쓰러웠어요. 측백 잎 같은 천연 성분을 추출해서 문제성 두피, 탈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죠. 가시적인 효과를 볼 만큼 연구가 진척됐어요. 개발은 거의 끝났고, 특허를 받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박 원장의 철학은 ‘기초부터 꼼꼼하게 하자’이다. 그의 철학은 두 편의 석사 논문으로 결실을 보았다. <측백 잎 추출물의 육모효과에 관한 임상 연구>, <측백 잎 추출물의 사람정상상피세포에 대한 세포독성 및 항산화 효과> 등 두 편이 모두 두피·탈모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 박 원장이 외래교수로 있는 광주여자대학교의 미용과학과에서도 두피와 탈모를 강의하고 있다.

“한때 1, 2호점을 운영하며 사업도 해봤는데, 제 몫이 아니더라고요. 사람마다 다 자기 그릇이 있듯이 저는 미용사가 천직입니다. 꿈이 있다면 천연 제품을 개발해 더 많은 사람이 두피, 탈모의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내 손으로 아름다움을 선물하자. 그의 꿈은 단순해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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