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 클라라 김승수 매니저를 만나다

▲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끕니다. 와인바라고 하는데 칵테일과 커피도 눈에 띄고요.
와인바라고 하면 사람들은 지레 겁부터 먹습니다. 고풍스러운 이미지 이면에 높은 가격과 어려운 문화가 숨어있기 때문이죠. 와인바에 한 번 가려면 지갑이 두둑해야 하고 여자친구와 와인 한 잔 곁들이려고 해도 공부부터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 거죠.

하지만 실제 와인은 그렇지 않아요. 와인의 본고장은 유럽인데 이곳에서는 심지어 와인을 우유팩과 같은 곳에 넣어서 팔기도 해요. 언제든 음식과 함께 들이킬 수 있는 음료가 와인입니다.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죠. 다시 말해 유럽에서 와인은 일상인 거예요.

이런 와인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래빗 클라라를 세웠어요. 래빗 클라라는 어떤 손님이든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와인뿐만 아니라 갖가지 음료를 제공하고 있어요. 콜라를 한 잔 마시더라도 어렵지 않게 문턱을 넘도록 저와 직원들이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전반적으로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도록 부드러운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어요. 한 번은 손님이 찾아와 칵테일을 주문하시더라고요. “연유가 듬뿍 들어간 아주 단 칵테일이 먹고 싶다”고 하시기에 곧장 가게 문을 닫고 편의점에 가서 재료를 사왔어요.

그리고 즉석에서 만들어 같이 즐겼는데 매우 만족하시더군요. 또 한 번은 매장 클로징 시간이 새벽 1시인데 손님이 자리를 비우지 않으셨어요. 술이 오를 대로 오르신 모습이었는데요. 내쫓을 수가 없더라고요.

아침 9시까지 신나게 같이 수다를 떨었죠. 당시 제 신분은 학업하고 일을 병행 중이었거든요. 다음날 힘이 들긴 했지만 편안한 래빗 클라라를 만들고 싶었던 생각에 부합한 것 같아 보람이 컸어요.

래빗 클라라에는 정형화된 틀이 없어요. 어떨 때 손님이 아리랑이 듣고 싶다고 하면 정말 틀어드립니다. 인테리어는 유럽풍인데 레게음악이 고프다고 하시면 망설임 없이 틀어드려요.

▲ 추천해 주실만한 와인이 있을까요?
와인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시면 대부분 좋아한다고 말씀하세요. 하지만 와인을 잘 아시느냐고 질문하면 대답이 다르죠. 저도 마찬가지에요. 와인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어떤 와인을 좋아하는지는 잘 알아요.

잘 모르면 저렴한 와인부터 시작하길 권합니다. 미각적 감식력이 대중에게 꼭 필요가 있나요? 마트에서 싼 와인을 사서 향과 맛을 느껴보세요. 처음에는 그놈이 그놈 같은데요. 점차 취향에 드러날 거예요.

프랑스 와인보다는 이탈리아 와인이 더 저렴한데 달콤한 맛이 강하죠. 화이트 와인을 사 먹었는데 떨떠름하니 맛이 없을 수도 있죠.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와인과 친숙해지는 겁니다. 사실 소주 맥주 몇 병씩 사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데요. 하우스 와인이 이보다 저렴합니다. 저도 이렇게 와인을 마시다보니 어느새 스페인 와인을 좋아하더라고요.

앞으로도 편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뿐만 아니라 어떤 음료든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래빗 클라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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