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한복의 조화로움을 만드는 ‘한복명인’ 이광희

25년을 바느질로 한복을 지어 온 이광희 대표는 “한복은 날마다 나의 마음을 뛰게 합니다. 바느질을 할 때마다, 한복을 입힐 때마다 행복합니다”라고 말한다. 한복명인이기도 한 그녀에게서 사람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 한복명인으로 선정되신 만큼 대표님께서 지으시는 한복에 그 세월이 담겨있을 것 같습니다. 이광희한복에서 짓는 한복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 한복입니까?

한복은 그 사람이 가진 분위기와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옷입니다. 성격이나 행동이 활발한 사람도, 진중한 사람도 한복을 입었을 때만큼은 몸가짐을 차분히 하면서 격조 있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복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려면 어떤 실을 쓰는지, 어떤 원단에 어떤 염색을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저는 한복을 입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옷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원단과 다양한 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색을 입힌다는 것’은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옷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처럼 한복 역시 전통 한복이 있고, 생활한복이 있습니다. 생활한복은 편하게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전통 한복은 격식을 차려야 하는 특별한 날에 특별하게 입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복을 지을 때 사용하는 실과 원단은 다양합니다. 많은 원단 중에서도 야생 뽕나무를 먹고 자란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야잠사라는 실을 사용해 한복이 가진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상태이기 때문에 원단이 거칠게 느껴지는데 여기에 천연 염색을 하여 전통한복을 만들었을 때 고급스러운 느낌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광희한복에서 짓는 전통한복은 과학적인 한복 고유의 디자인은 살리면서 그 사람에게 맞는 색감을 배열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한복은 혼수예단 품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혼수준비에 필요한 침구와 방짜유기, 함, 보자기 등도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침구 역시 한복처럼 직접 천연 염색을 활용해서 만들었고 차후에 ‘알함브라’라는 브랜드로 중국 지역에도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습니다. 무형문화재가 만든 방짜유기와 오동나무로 직접 맞춘 함은 정성이 담겨야 하는 혼수준비에 유용할 것입니다.

▲ 이광희한복을 주로 방문하시는 고객층은 어떻게 되십니까?

개인에 맞는 맞춤 한복을 만들어드리기 때문에 개성이 뚜렷하신 분, 좋은 옷을 예쁘게 입고 싶으신 분, 색감에 민감하신 분들이 찾아와 주십니다. 법원이 가까운 서초동에 위치해 있다는 특색 때문에 법조계 인사, 정치계·경제계 등 격식 있는 옷이 필요하신 분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개그맨인 남편의 인맥으로 연예계에서도 많이 오십니다.

▲ 20여 년을 한복이라는 한 길만 걸어오도록 만든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어릴 적부터 한복을 좋아했고, 어머니가 직접 삼베를 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복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바느질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한복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담고 노력하니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걱정한다지만 저는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면서, 좋아하는 것이 바느질이었기 때문에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이 업(業)이 된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지금도 원단을 보면 가슴이 뛸 정도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은 한복을 입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더 할 나위 없이 기쁘다는 것, 그것이 제가 지금까지 한복을 지을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옷을 위한 삶은 없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입니다. 그 사람을 돋보이도록, 깊이 있어 보이도록 만드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 요즘 젊은 청년들이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복을 사랑하는 전문가로서 이런 관심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 평소 가지고 계시는 한복에 대한 생각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젊은 청년들이 한복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점은 한복을 짓는 사람으로서 기쁩니다. 우리 고유의 것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 한복이라는 전통도 이어지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 한복을 지을 때도 즐거운 힘을 얻을 것 같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활동하기에 좋은 기본적인 디자인에서 양장처럼 어깨선을 만들어 개량한복을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장처럼 몸에 딱 맞는 개량한복도 아름답지만, 전통 한복은 팔을 들어 올리는 역동적인 활동을 하여도 입었을 때 편안한 과학적인 디자인이기 때문에 기본을 이어가도 좋을 것 같다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전통적인 디자인의 한복을 알고 싶다면 이광희 한복(02-525-5514,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남부순환로 339길 53)의 문을 두드려 보길 권합니다.

▲ 특별한 날에 입는 특별한 옷이 된 한복을 위해 앞으로 대표님께서 계획하신 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옷은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이며, 입었을 때 행복할 수 있는 옷, 그 사람의 격식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소중한 날, 자기다움이 나는 특별하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한복을 짓고 있습니다. 요즘은 한복을 특별한 날에 입는 만큼, 특별해지고 싶은 날에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옷으로 한복을 입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온고지신이라는 말처럼 전통의 것을 지켜야 현대적인 발전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한복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교육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해가면서 우리의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도 많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한복 입는 날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한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한복과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생활한복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한복 고유의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생활한복을 만든다면 한복에 대한 관심도, 한복을 입는 사람들도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