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무릎이 쑤시고 욱씬거린다는 이들이 있다. 낮은 기압과 높은 습도는 관절 주변 조직의 압력을 변화시키고 염증 부위를 자극해 통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에서 이러한 통증이 반복되거나 계절에 따라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단순한 뻐근함이 아닌 ‘무릎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무릎퇴행성관절염은 무릎 관절을 덮고 있는 연골이 노화나 외상, 반복된 충격 등으로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골이 손상되면 관절 사이의 완충 기능이 저하되고, 뼈끼리 직접 닿으면서 통증과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중년 이후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무릎의 굽힘과 움직임에 큰 제한을 주는 대표적인 만성 관절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무릎의 통증과 뻣뻣함, 계단을 오르내릴 때의 불편감 등이 있다. 초기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 뻐근하거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질환이 진행되면 무릎이 붓거나 열감이 동반되고, 보행 시 소리가 나거나 관절이 틀어지는 변형도 생길 수 있다. 장마철이나 기온 변화가 심할 때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무릎퇴행성관절염은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이 있으며, 관절 내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치료도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특히 통증이 극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윤활제 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관절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물리치료는 무릎 주위 근육을 강화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정기적인 운동과 재활을 병행하면 증상 개선은 물론, 향후 수술 필요성을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기 위한 체중 조절과 생활습관 교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보조기 착용은 일시적인 안정성과 통증 완화에 유용하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광범위하거나 관절의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인공관절수술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특수 소재의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로봇 인공관절수술과 같은 첨단 기술을 적용해 더욱 정밀하고 안전한 시술이 가능해졌다. 환자의 무릎 형태와 운동 범위를 사전에 분석해 개인 맞춤형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회복 속도와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이스병원 관절센터 박정섭 원장은 “무릎퇴행성관절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은 물론, 관절 변형까지 유발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이다. 조기에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비수술적 치료부터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로봇 인공관절수술 등 환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므로, 정확한 진단 후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릎퇴행성관절염은 단기간에 완치되는 질환이 아닌 만큼, 꾸준한 관리와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평소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움직임에 제한이 생겼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관절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고 전했다.
이뉴스코리아 이뉴코 전세훈 기자 jsh@enew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