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경미화원도 받는 연봉 4천, 프로야구 선수도 그 정도는 받아야 한다?

(위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사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 무언가의 기준이 되는 것은 좋을 때도 있고 기분이 언짢을 때도 있다. 하지만 마지노선이 되는 것은 부정적인 함의를 지니기 때문에 발화자의 의도와 달리 어떤 대상과 사물의 현재 상태가 부정적 의미로 구획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김선웅 한국프로야구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1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더K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 상한액과 등급제 도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덧붙여 “프로 야구 선수 최저연봉을 환경미화원 최저 연봉인 4천 만 원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발이 격화되자 다음날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환경미화원은 소속에 따라 각 지자체 정규직과 용역 업체가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분된다. 그들은 통상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야간작업, 혹한과 폭염에 항시 노출된다. 임금은 당 해 년도 건설 노임 보통 인부의 기준에 따라 책정된다. 열악한 처우와 위험에 노출된 작업에도 불구하고 야간작업과 온갖 수당을 합쳐 일구는 연봉 4천이다.

환경미화원‘조차’ 받는 연봉 4천 만 원을 야구선수가 못 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김선웅 사무총장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최저 연봉 ‘4천’에 대한 대중의 불편한 심기가 녹아 있다.

프로 야구 선수들은 수억대의 선수가 즐비한 반면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박한 연봉을 받는 선수도 있다. 그야말로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은 ‘신자유주의’의 결정판이다. 재력가로 성공한 일부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가 선명한 대중들에게는 연봉 4천을 인생 막장 혹은 사회 안전망 수준으로 인식하는 김 사무총장의 발언이 상당한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대중은 혹시 그의 취지와는 달리 환경미화원 직종에 대해 대단히 불우한 감성을 느낀 나머지 지나친 방어 의식을 지니는 것은 아닐까. 이를테면 환경미화원은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고 이들은 사회의 취약 계층이라는 암묵적 인식의 대중화 말이다.

환경미화원이 근무하지 않은 지난 추석 명절 쌓인 쓰레기 더미(사진 = 권희진 기자)

사실 연봉 4천 만 원은 소득의 중위 계층을 형성하는 연봉이다. 대기업의 신입 사원 연봉이 4천 만 원을 상회한다면 중소기업은 간부급의 연봉이 되고 취약 계층은 ‘넘사벽’의 고액 연봉이다.

계층별로 다양한 인식이 존재하는 액수이다. 프로 야구 선수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생활을 해결하는 수준이라면 평범한 회사원의 경우 일반적인 수준의 급여이다. 만약 연봉 4천 만 원 수준의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면 우리나라 상위 소득층에 진입하게 되는 액수이다.

사실 정규직 환경미화원 채용 열기는 뜨겁다. 전국 지자체 소속의 요즘의 환경미화원은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는 직종으로 인기를 끌며 학력과 연령에 관계없이 많은 응시자가 몰린다. 그만큼 고용의 안정을 직업의 최우선적 요건이 되었다. 생계를 책임질 수 있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면 환경미화원은 동정을 받을만한 직업이 아니다.

실상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과거와 현재 역시 명문화된 ‘거짓’에 불과하지만 인간에 대한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사람값’이 위력을 발휘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면 환경미화원의 연봉 4천이 결코 누군가의 마지노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프로 야구 선수 최저 임금의 마지노선이 환경미화원의 위험수당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숫자 이면에 감춰진 누군가의 삶과 애환의 값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보장 임금을 역설하기 위해 환경미화원의 임금을 언급한 사무총장의 ‘직업의 차등적 인식’을 노출해 버린 순간적인 실수와 이에 대한 대중의 불편한 무의식이 들켜버린 것은 아닐까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