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낸시랭이 사랑한 ‘그’ 남자

“이젠 끝”(사진출처 = 낸시랭 페이스북)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 연초, 낸시랭은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서한의 글을 올렸다. 자신이 미국 시민권자로서 한국에 거주하며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낸시랭은 “미국 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떠했을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면서 “우리 부부(당시 남편 전준주씨와 낸시랭)가 왜 도마 위에 올려져 (인권을)난도질을 당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의가 정의될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기대할 수 있는 나라인지”라며 “팝아티스트 낸시랭은 강력히 호소합니다”라고 글을 마쳤다.

하지만 10월 현재 그녀의 페이스북은 세 글자로 그녀의 상황을 대신하고 있다. “이젠 끝”

남녀 관계를 이 세 글자만큼 단촐하고 냉정하게 마감할 수 있을까. 그녀는 과거와 절연하고 현재의 끝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었다. 촉망받던 팝아티스트면서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로 소신을 굽히지 않은 낸시랭이 사랑한 ‘그’ 남자, 그는 누구였을까. 세상을 속인 것도 모자라 사랑마저 속게 만든 그 사람이 궁금했다.

사실 그녀의 남편 전주주 씨(중국명 왕진진)씨는 대중에게 낯설지 않다. 그는 고(故)장자연씨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장 씨가 수 십명의 남성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사실을 기정사실화시킨 장본인이었다.

전준주와 고(故)장자연은 10대 때 서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있어서 실제로 친분이 있었다는 전 씨의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또한 전 씨는 1999년 구속되어 2009년 출소할 때 까지 사회에 있던 시간은 고작 3개 월뿐이었다. 3개월 동안 편지를 주고 받을 만큼 고(故)장자연 씨와 친분을 쌓았는지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전준주는 고(故)장자연의 편지를 조작하여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증거 조작혐의를 받고 징역 8개월 집행유예 8개월을 선고받았다.  또한 그는 특수 강도와 강간으로 10여 년 동안 복역했다. 물론 과거의 전과로 인해 한 인격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그의 행보는 한 순간의 실수라고 치부하기에는 초지 일관적으로 사기꾼의 면모를 유지했다.

그는 자신의 출신 성분에도 상식을 벗어난 주장을 했다. 그는 자신이 재벌의 혼외자이면서 생모는 마카오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세 때부터 전라도 강진의 양부모의 손에 자랐으며 현재 한국나이는 1980년 생으로 39세이지만 실제 나이는 71년 생, 우리나라 나이로는 48세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의 초등학교 졸업 사진에는 여느 초등생과 같은 앳된 모습을 띠고 있지만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교 졸업 사진을 찍을 무렵 이미 고등학생의 외모를 가져야 그의 주장에 설득력을 얻는다. 결과는 누구나 부정할 수 없는 초등학생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혹에 대해 전 씨는 기자 회견을 자처하며 반박했다.

“전과자는 결혼하고 연애하면 안 됩니까?”

그는 자신의 거짓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전과자’의 인권에 숨어버렸다. 세밀하게 파고들면 거시적으로 도주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전혀 디테일이 없는 인생이었지만 그의 곁에는 사랑에 빠진 낸시랭이 세간의 의혹과 비판을 함께 받아내고 있었다.

그들의 기자 회견을 보면 “왜 모르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사랑에 빠진 낸시랭보다 전 씨의 진정한 사기의 기술(?)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홍콩과 마카오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는 ‘초미’여사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업(?)을 은밀히 도와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운영하는 카지노의 유일한 상속자임을 자처했다.

하지만 초미 여사로 알려진 여성은 전 씨의 사실혼 관계였던 여성의 지인이었다. 전 씨를 통해 이야기의 전말을 들은 여성은 자신이 전 씨의 어머니로 둔갑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전준주의 생모 ‘초미 여사’ 또한 가상인물이었다.

이후 그는 관련 사업을 위해 중국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하지만 전 씨는 20~30대 대부분의 시절을 교도소에서 복역했기 때문에 중국 비자를 발급받은 적이 없었다. 또한 출소 후에는 전자 발찌 착용 때문에 출국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 모든 의혹과 세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낸시랭은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이자 국내 재벌 회장의 혼외자 왕진진, 특수강도와 강간의 전과가 있는 전준주 씨를 배우자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1여 년의 결혼 생활 후, 전 씨는 사업을 한답시고 낸시랭의 명의를 이용해 담보 대출을 받았으며 낸시랭은 이로 인한 과도한 채무를 안고 경제적 곤란함을 겪었다고 한다.

낸시랭이 인권을 호소하며 지키고자 했던 사랑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전 씨의 가정 폭력과 거짓, 기만과 배신을 운운하는 인터넷 타블로이드에서 다시금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유명인의 이혼과 결별에 대해 관음증적 관심을 드러내는 가십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것이다.

혹자들은 낸시랑과 그의 전 남편이 대중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며 그들의 사생활에 대해 비난하고 있지만 자신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은 사람은 없듯 그들 또한 그들의 파국이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이슈와 뉴스로 이익을 남기는 매체들만이 풍성한 혜택을 누릴 뿐이다.

나와 비슷한 한 사람, 그리고 어떤 한 여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 대중의 시선도 이 정도에서 “이젠 끝”에 응답해야하지 않을까. 예술가로서 거듭나는 낸시랭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