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의 “얼굴에만 자상 32개…목덜미 상처 치명상으로 추정”

사건 현장 주변, 꽃 한다발이 놓여 있다 (사진=심건호 기자)

[이뉴스코리아 양보현 기자] 이대목동병원 남궁인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의 담당의였음을 밝히며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글 쓰는 의사’로 유명한 남궁인 교수는 1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남 교수는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지만 사건이 보도되기 시작하고 많은 사실이 공개되었다”며 “그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진 병원의 그 시각 담당의가 나였다는 사실과, 그 뒤에 남겨진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덧붙인다”고 시작했다.

그는 “일요일 아침 피해자가 피투성이인채로 병원에 들어왔다”며 “상처를 파악하기 위해 옷을 탈의하고 붕대를 풀었을 때 복부와 흉부에는 상처가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삼 십 개 정도 보였다. 대부분 정면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에 있었다. 개수를 전부 세는 것은 의미가 없었고, 나중에 모두 서른 두 개였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목덜미에 있던 상처가 살이 많아 가장 깊었다.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복기했을 때 이것이 치명상이 아니었을까 추정했다”며 “얼굴의 상처 중에는 평행으로 이어진 것이 있었는데, 가해자가 빠른 시간에 칼을 뽑아 다시 찌른 흔적이었다”고 당시 피해자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참담한 죽음이었다. 얼굴과 손의 출혈만으로 젊은 사람이 죽었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의도적이고 악독한 자상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자상을 어떻게 낸단 말인가. 그럼에도 의사로서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끝으로 남 교수는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을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며 “이 언급이 다시금 그 불씨나 도화선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 힘들었던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이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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