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심건호 기자] 서울 가양동 특수학교 설립과 관련한 합의 도출 이후 장애인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어났다.

강서 특수학교(서진학교) 공사 현장. 구 공진초등학교 부지(사진=심건호 기자)

■ 학교 설립 합의…그러나 특수학교 설립에 대가성 합의를 도출해 비판 이어져

지난 9월 4일 서울 강서구 공립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두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특수학교 반대 주민들이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아름답게 마무리하기로”했다며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 중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인근학교 통폐합시 그 부지를 한방병원 건립에 최우선적으로 협조

2) 공진초 기존 교사동을 활용한 주민복합문화시설의 건립

3) 신설 강서 특수학교 학생 배정 시 강서구 지역학생 우선 배정

4) 기타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한 추가 협력 등

기존에 강서특수학교 설립은 국립한방의료원 설립 등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특수학교설립에 대해 주민합의는 도출 됐지만 그 대가성으로 한방병원 건립이 합의문에 포함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장애인 부모연대 등은 합의문 내용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가졌고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이 아님에도 대가성 합의가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또 설립 예정인 서초구 나래학교와 중랑구 동진학교 설립에도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선례를 남겼다며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성태 원내대표의 특수학교 설립 합의에 대해 “특수학교는 기존의 계획대로 건립하면 될 뿐,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뜻을 밝혔다.

■ 2002년 이후 서울에 설립된 적 없는 특수학교…강서 특수학교엔 어떤 갈등이 있었나

전 국민이 월드컵으로 하나된 2002년, 그 이후 서울시에는 한 곳의 특수학교도 설립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를 들어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지적장애를 위한 특수학교를 설립한다는 행정예고를 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행정예고를 하게 됐으며, 주민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서울시 교육청에 2만 건이 넘는 반발 의견을 전하는 등 반대 의사를 표하는 항의가 빗발쳤다.

서울시 교육청은 주민들을 위한 주민시설을 짓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사진=심건호 기자)

주민들은 2016년 김성태 의원이 공약으로 내세운 국립한방의료원 설립을 언급하며 반대 의견을 외쳤는데, 땅의 주인인 서울시 교육청,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는 협의된 사항이 아니었다. 후에 김성태 의원이 사전타당성 조사를 시행해 공진 초등학교 부지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특수학교 반대 비대위와 2019년에 서진학교를 개교하겠다는 행정예고를 한 서울시 교육청, 장애우 학부모의 갈등이 깊어졌다.

■ (구) 공진초등학교 부지 사용 갈등의 원인은…?

아직도 버스정류장에는 공진초등학교라고 표기 돼있다(사진=심건호 기자)

현재 공진 초등학교는 학생 수 부족을 이유로 이전한 상태다. 불과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는 탑산 초등학교에 학생이 몰리고 가양 4, 5단지 임대아파트와 그 외 분양아파트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탑산 초등학교(사진=심건호 기자)

탑산 초등학교와 공진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임대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 외에도 김성태 의원의 한방병원 공약도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공진 초등학교가 있던 부지 길가는 허준 테마거리로 지정된 거리이며 길을 따라가다 보면 허준 박물관과 대한 한의사 협회가 나온다.

허준 테마거리로 지정된 공진 초등학교가 위치한 거리(사진=심건호 기자)

특수학교를 다녀야 하는 학생들은 항상 존재한다. 특수학교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배움을 제공하는 곳이며, 신설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학생들은 1시간이 넘는 거리를 통학해야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른들의 무분별한 선입견과 편견, 확고하지 못한 교육청의 입장과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려는 정치인 등 서진학교 설립은 설립 전부터 이해관계라는 먹물로 얼룩져있는지 모른다.

이번 합의가 나쁜 선례가 되지 않도록 교육청을 비롯한 관계 부처와 시, 구의원 등의 자발적인 검토와 협의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