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루이스폰시 인스타그램)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2017년 최고의 유튜브 조회 수를 자랑하고 그야말로 팝음악을 휩쓸던 노래 “depacito”, 중독성 있는 리듬의 터치도 매력적이지만 라틴 음악 특유의 흥겨움을 더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곡이다.

루이스 폰시가 어느 날 아침 깨어났는데 갑자기 ‘리듬이 떠올랐다“는 일화와 함께 알려졌으며 이 곡은 2017년 정초부터 지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선정적일 수도 있는 육감적인 안무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5월 21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푸에르토 리코 출신의 가수 루이스 폰시는 ‘탑 핫 100송’ 상을 수상했다. 상 이름이 입에 착착 붙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열광했고 루이스 폰시의 수상소감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는 “라틴 출신 분들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린다”며 “억양이 다르다고 놀림 받는 분들에게도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그의 수상소감에는 미국에서 2등 국민으로 살아간는 라틴계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어 더욱 감동적이었다.

미국은 속지주의 국가로써 미국의 영토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미국 시민권이 부여된다. 부패한 아시아 국가의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이 미국의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눈물겨운 경우가 많지만 푸에르토리코만큼은 예외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은’ 따끈따끈한 시민권이 부여된다.

라틴아메리카를 떠나 브로커에 거금을 지불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사막을 통해 미국에서 새 인생을 꿈꾸는 여타의 라틴 국가들과는 달리 푸에르토리코가 사뭇 “특별한” 대우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구상의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식민지’ 정도라고 하면 될 것 같다.

푸에르토리코는 1493년부터 4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식민지를 개척하기 위해 바이킹에 오른 유럽 국가의 식민지가 된 것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이후 다른 국가들이 독립을 쟁취하고 국가의 면모를 다지는 사이 미국-스페인전쟁 이후 1898년 미국이 점령하여 군정(軍政)을 실시하였다. 그 후 푸에리토리코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미국의 자치령이 되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가수 루이스 폰시의 공전의 히트곡 “despacito”의 종반부에 또렷이 “푸에르토리코”라는 발음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어쩌면 푸에르토리코 국민의 마음속에는 빛나는 미국의 시민권이 아닌 독립된 나라의 시민으로서의 열망이 이 노래를 통해 전해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부침을 겪지 않은 인생사가 어디 있겠으며 위기 없는 국가 없겠으나 제 자리에 돌아오지 못하고 강대국의 자치령으로 전락한 자신의 모국을 외치고 있는 곳이 ‘미국’ 본토이기에 더욱 짜릿한 통쾌함마저 느끼게 된다.

사실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와 ‘마크 앤소니’ 등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걸출한 가수는 이미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어릴 때 미국의 이민자로서 스페인어 발음이 어색하고 미국의 문화와 영어가 훨씬 익숙한 라틴계 미국인일 뿐이었다. 루이스 폰시처럼 자국의 언어로 팝 음악의 중심부에서 미국인의 열광과 찬사를 받은 것은 앞선 스타들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제니퍼 로페즈가 미국에 동화된 미국인으로서의 성공이였다면 루이스 폰시는 라틴의 에너지와 자부심으로 미국인들의 팝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당당하고 야무진 ‘라틴 신화’를 장식한 것이다.

depacito는 스페인어로 ‘천천히’라는 의미이다. 본능적의 속도전(?)보다는 천천히 속도조절하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음란마귀적인 상상을 하면 끝도 없고 일상다반사의 원리를 적용해도 무난하다. 아무려면 어떠한가? 여름은 그저 흥겨운 음악에 몸을 흔드는 것만으로 축제인 계절이다. 단 depacito의 안무는 따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라틴의 혈통으로 태어나지 몸으로 소화하기 부적격하다는 것과 섣불리 따라하면 ‘추하다’라는 일각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