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시장 개 도살장 없어진다는 말만 계속?

갇혀있는 개 (사진=박양기 기자)

현재 대한민국 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가정의 수는 약 593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 100만 시대라고 불렸으나 이제는 그 수를 더 올려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너무나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7년 개 도살장 철거를 약속했던 성남시가 2018년이 될 때까지 이를 지연시키자 동물보호단체에서 지난 30일 오후 2시 모란시장에서 항의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12월 13일 성남시는 모란 재래개시장 상인들과 모란시장 환경 정비 업무협약을 체결, 모란시장 내에서 살아있는 개들의 전시를 중단하고 불법 동물도살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협약식에서 이재명 성남 시장은 “50년 묵은 숙제를 풀었다. 이제 성남 모란시장의 개 도축장 등 혐오시설이 사라진다”라고 말하며 “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 도살장 철거는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물론 정책으로 인해 22곳의 개 식용 업소 중 21곳의 도살장은 철거됐다. 하지만 하나 남은 도살장을 운영하는 영업장에서 행정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성남지원은 “철거집행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인용을 결정해 철거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란시장에서는 연간 약 8만 마리의 개들이 죽어갔다고 동물보호단체 카라 측에서는 주장한다. 수도권 인근에 살고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성남 모란 시장에서 항상 식용 개를 가둬놓고 잡고 죽여왔다는 말을 한 번 이상쯤은 들어 봤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과거 개를 먹어왔던 풍습이 이어져 왔고 ‘소나 돼지는 먹는데, 개를 먹는 것만 동물 학대라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논리다’라는 개념이 있기도 했다. 이처럼 개고기에 대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언급돼 왔던 대한민국 내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시대가 흘러가면서 반려동물로 개를 키우는 이들이 급속도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을 지나 과잉보호로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이들의 수도 많이 늘었다. 추측 상으로만 500만 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 시대 속에서 도살장에서 개를 무참히 죽이고 이를 요리한다는 사실은 상당수 국민에게 반감을 살 수 있는 일이며 일반적인 상식과 조금은 멀어진 일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해당 업체에서는 2016년 12월 13일 협약을 통해 도살시설의 자진 철거를 약속했다. 도축시설의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사실 협약문을 제대로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물보호단체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말 바꾸는 것을 분명 싫어한다. 공약으로 얘기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정치계의 많은 이들을 비판한다. 바로 갚겠다고 한 친구가 돈을 갚지 않는 것과 같은 작은 일도 싫어한다. 개고기 찬반 논란을 떠나, 22곳 중 21곳이 철거한 모란시장에서 단 하나의 도살장이라도 남기고 싶어 하는 해당 업체와 이에 대해 공공복리에 중요한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철거를 지연시키는 성남시에서는 하루빨리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