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혼전동거, 이혼율 1위인 국가에서 결혼 리허설 당연한 처사

결혼전 이성과 함께 하는 삶 (사진=박양기 기자)

OECD 아시아 국가 중 이혼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은 오늘도 평화롭지 못하다. 많은 부부가 서로의 성격이 안 맞아서, 서로의 집안 때문에 그리고 아이들 문제나 돈 문제 때문에 싸우고 갈라서는 것을 선택한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며 비혼주의자가 되기도 하고 황혼이혼이나 졸혼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또 다른 시선 속에서는 섣불리 결혼해 이혼하기 보다는 혼전동거를 통해 함께 하는 삶을 경험해보고 결혼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는 주장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 유교의 가르침을 중시하던 우리 사회와는 맞지 않는 가치관이겠지만, 최근 꽤 많은 이들이 혼전동거에 찬성하는 추세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7년 청소년 통계에 의하면 2016년에 조사했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소년 10명 중 6명은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하며 결혼 전 동거에 동의하는 표를 던졌다. 아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한 이들이 늘고 외국인과의 결혼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등 조금씩 다양한 가치관을 갖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세대도 역시 결혼 전 동거에 동의하는 비율이 2010년 이후 계속해서 그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조사됐다.

서로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연인 사이 관계 (사진=박양기 기자)

혼전동거에 찬성하는 이들은 대부분 결혼 후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경우가 많다. 혹여 이혼을 해 인생에 실패를 겪진 않을까란 생각에 결혼에 대한 리허설을 동거를 통해 해보는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가족과 가족의 관계 맺음의 한 단계인 결혼을 피하고 싶고 어린 마음에 동거를 하는 이들도 분명 있다. 현실적으로 각자의 행복함을 쫓는 그들을 꾸짖거나 잘못했다고 할 근거가 대한민국에는 부족하다.

국내에는 동거와 관련된 기준이나 법적제재사항이 명확하게 없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가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다면 이는 사회 관습상 ‘사실혼’이라는 관계로 인정을 해주긴 하지만 이는 혼인의 효력에 관한 민법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점차 1인 가구가 늘어가고 결혼을 필수로 한다기보다 필요에 의해 하는 이들이 늘어갈 것으로 분석하는 이들이 많다. 그와 함께 혼전동거를 원하는 이들과 필요로하는 이들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에서는 동거를 어린 마음에 남녀가 사고나 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좀 더 개방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위한 정책이나 보호 법규 등이 마련될 수 있게 함께 노력해야 한다.

청춘 세대의 속풀이 토크를 보여주는 프로그램 ‘열정 같은 소리’의 티저영상에서 장문복은 “경제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생계형 혼전 동거를 하는 청년들이 사회의 눈치를 보게 되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혼전 동거가 불법도 아니고, 그들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라는 발언을 해 혼전동거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으로 이혼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수록 더 조심하려는 이들의 혼전동거 비율도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좀 더 많은 이들이 남녀 사이 관계와 결혼 그리고 성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한 개방적인 시선을 갖길 원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