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할로윈데이 코스튬 행사, 과한 표현으로 아이들에게 선정성 심어주나?

할로윈데이 가까운 시기에 장식된 호박과 박쥐 모형 (사진=박양기 기자)

어느 새부터인가 매년 10월의 마지막 주가 되면 길거리엔 구명 몇 개 뚫린 호박이 사람의 나쁜 표정을 흉내 내며 장식돼 있고 마녀나 미라, 박쥐 등의 장식이 가게에 붙어 있는 등 색다른 분위기로 잠시 변하는 걸 봐야만 했다. 며칠 뒤 11월이 다가오고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호박은 없어지고 산타클로스와 트리, 루돌프 혹은 선물상자 등으로 장식은 바뀌어 갔고 길거리엔 캐롤이 울려 퍼졌다.

할로윈데이와 크리스마스 모두 대한민국의 전통행사와는 거리가 멀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기념일인 크리스마스는 로마에서 시작된 것으로 예상되며 기독교인들의 문화가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고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연말을 마무리하는 즐거운 축제의 날로 자리 잡았다.

10월 31일 할로윈데이 역시 과거 켈트족의 풍습이자 문화였고 종교행사였다. 음식을 마련해 죽음의 신에게 제의를 올리고 죽은 이들의 혼을 달래며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장하던 것이 할로윈데이의 시초다. 켈트족의 풍습을 이어왔던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이민자들 중 미국으로 이주한 아일랜드인에 의해서 할로윈에 의미는 퍼져나갔고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됐으며 한국으로도 그 여파가 넘어왔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어른아이할 것 없이 다양한 연령층이 이러한 축제 기간을 즐기게 됐고 이제는 이를 활용해 상업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상인들도 늘었다. 또 길거리에서 축제를 즐긴다는 명목 하에 소란을 피우거나 음주 후 난동을 피우고 과한 분장이나, 표현이 아이들에게 선정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아이들에게 조금은 선정적인 모습인 할로윈데이 코스튬 (사진제공=픽사베이)

또한, 일각에서는 명절 때 차례를 지내지도 않고 각종 세시풍속도 챙기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의 축제만 즐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네티즌들은 각종 커뮤니티에 할로윈데이에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 대해 우려의 말을 적거나, 유래나 의미도 모르면서 즐기는 젊은 층에 대한 비판에 대한 내용을 적으며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지난 2016년 취업포털 커리어에 조사결과에 의하면, 할로윈데이 역시 빼빼로데이나 화이트데이같이 상업적인 행사라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지닌 대학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외국문화를 따라 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보이는 학생들도 다수 있었다.

특히 할로윈데이를 상징하는 코스튬의 경우, 귀신이나 좀비 등 죽은 사람으로 분장하기 위해 피를 표현하고 붉은색으로 몸을 칠하며 상처를 생생하게 재현해 실제로 마주하는 이들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아이들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심어줄 수도 있다며 걱정하는 부모도 있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자유는 방종이다. 할로윈데이는 이제 매년 지나칠 수 없는 행사로 자리 잡았고 어떻게 즐기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는 우리의 몫이다. 과연 우리나라와 어울리는 행사인 건지, 코스튬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재밌기만 하면 어떤 행사를 누구나 주최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