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틀린 맞춤법 고쳐주기, 쉽게 쓰고 싶은 한글이 어려워져요…

편하게 쓰는 단어 맞춤법 지적 꼭 해야 하나요? (사진=박양기 기자)

카카오톡, 페이스북, 온라인 메신저 등 실시간으로 서로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면서 우리는 평소 시간을 내어 연락해야 했던 이들과 좀 더 쉽게 인연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방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에게 쉽게 평소 사진을 찍어 보낼 수 있기도 하고 목소리를 녹음해서 보내거나 아침저녁으로 편하게 안부 글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현재 시대의 기술이다.

그렇기에 기존에 한글이 창제됐고 쓰였던 어떤 시대 때보다 한글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도 지금 이 시기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본래 한자를 사용했던 민족이었다. 세종대왕이 백성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한글을 창제했으며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편하게 읽고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전해져 온 한글의 위대함이나 과학적 원리를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배우며 자란다. 하지만 분명 한글이 쉽게 만들어졌으나, 모두가 읽을 수 있으려면 하나의 통일 기준이 있어야 하며 이를 우리는 맞춤법이라고 한다. 맞춤법에 맞게 써 놓은 글은 전국 어디에서 누가 보더라도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맞춤법을 어려워하는 청년들에 대한 잡코리아의 조사결과가 있었다. 성인남녀 853명에게 맞춤법을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약 95% 정도의 청년들이 평소 맞춤법을 헷갈려 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국어 실력은 경쟁력이다라는 조사 결과도 함께 드러났다.

하지만 이는 취업포털 사이트의 조사이기에 중요하다고 나타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한글 창제는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들기 위함이 목적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평소 SNS에서 사용하는 신조어나 친구들끼리 조금은 편하게 맞춤법을 바꿔 받침을 빼고 말한다거나 하는 일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함이니 한글 창제 정신과 동일시 되는 일은 아닌 걸까?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친구와 메신저로 대화 도중 틀린 맞춤법을 지적해주며 바르게 써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이는 누구를 위한 지적인 것인가. 잡코리아의 조사결과에서도 맞춤법이 헷갈릴 때는 포털 사이트 어학사전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국어사전을 펼쳐 찾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해결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많다. 친구들과 대화 속에서 맞춤법을 틀리는 이들이 많다면 이는 한글이 만들어진 시기가 너무나 과거였고 빠른 대화와 처리를 원하는 지금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편해진 세상 속에서 편한 대화를 하고 싶지만, 맞춤법에 붙잡혀서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 삼키게 된다면 이는 한글을 널리 이롭게 사용하라는 원래의 의미에 반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근본적인 한글의 뿌리 정신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