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이 이끄는 공부 위 공부, 학교 위 학교

공부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의 공부에는 끝이 있는 듯 하다. 대학생 중 자퇴를 하고 반수나 재수를 하여 학교를 바꾸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나 모두가 아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소위 말해 SKY 대학에 속하는 대학생 수가 상당하다.

입시생의 목표인 SKY 대학을 중도포기하는 학생이 매년 1000명을 웃도는 가운데, 지난해는 중도포기한 학생의 수가 123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에 있다. 고려대, 연세대의 중도포기 학생은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볼 수도 있지만, 서울대를 다니는 학생의 경우 의대 진학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31일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중도탈락 학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다니다 중도탈락한 학생의 수는 각각 서울대 254명, 고려대 540명, 연세대 444명으로 1238명이나 되었다.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중도탈락 사유를 보면 자퇴가 가장 많았다. 서울대의 경우 중도탈락 학생 254명 가운데 71.2%인 181명, 고려대는 540명 가운데 356명(65.9%), 연세대는 444명 가운데 236명(53.1%)이 자발적으로 퇴학을 선택한 셈이다.

2016년 SKY 대학 중도탈락 학생 현황 표 (사진= 심건호 기자, 대학알리미 발췌)

특히나 서울대는 자퇴 비율이 높았다. 자퇴 인원은 181명이지만 학생의 의사에 따른 미등록과 미복학 인원까지 합하면 자발적 포기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지난해 미등록 인원은 34명, 미복학 인원은 17명이다. 자퇴 인원에 미등록과 미복학 인원까지 더하면 중도탈락 학생의 91.3%인 232명이 스스로 서울대 간판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의대의 모집 정원이 늘어나 의대진학을 목표로 자퇴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취업난이 심화되는 까닭에 인재들이 사회적 명성과 경제적 부를 모두 갖출 수 있는 의대로 입학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라는 고리에서 무한한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사진= 심건호 기자)

공부라는 본질은 이제 취업과 명예, 돈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코딩과외 등 사회적으로 심화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교육열이 한창 오르고 있다. 그러한 교육경쟁은 다시금 경쟁구도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 등 정부의 교육정책은 평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회의 전반적인 경쟁열기가 식지 않으면 악순환만 반복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