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화재 진압한 소방관에게 남는 것

지난 17일 강원도 강릉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소방관은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에 소속되있는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이다. 이들은 화재 현장에서 잔불을 정리하던 중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매몰됐다. 동료 대원들이 구조에 나섰지만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고,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소방관은 화재와 싸우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실제 화재 현장에서는 불만큼 무서운 사고가 일어난다. 화재로 인해 건물과 구조물 등이 무너지며 2차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만큼 위험한 화재 현장이기 때문에 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소방차는 화재 현장이라면 어디든 출동하여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 심건호 기자)

소방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동안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49명에 이른다. 진화 작업은 생명을 담보로 임해야 하는 위험한 작업임을 보여준다. 게다가 계절마다 말벌, 빙판, 산행에 나선 등산객 등의 피해에도 힘써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언제나 생명을 우선시하여 임무에 충실히 임한다.

하지만 최근 진화 작업과 구조 임무 가운데에 물건을 파손했다는 이유로 손해 배상 등의 각종 소송에 시달리며 현장 진입 과정에서 발생한 유리창 파손 등에 대해서 사비로 보상하는 일까지 발생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을 위해 주거지 및 공장 부지 등으로 출동하여 화재 현장에 투입된다 (사진= 심건호 기자)

화재가 발생한 상황에서 화재 진압과 인명 대피의 임무를 위해 불가피하게 강제로 문을 열거나 구조물 등을 파손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사유재산이 파손됐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사례는 실제로 상당하다고 한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기물 파손을 변상하라는 요구가 최근 2년 사이 50건이 넘는다고 한다.

생명을 구하고 화재를 진압하여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소방관, 그들은 자신의 목숨보다 타인의 목숨과 안전을 생각하여 위급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구조환경은 턱없이 열악하며, 너무나 당연시되어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