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올해(시급 6,470원)보다 1,000원 이상 오른 7,530원으로 확정되자 이에 대한 논쟁이 곳곳에서 뜨겁다.
최저임금 근로자의 84.5%가 근무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력 고용이 감소할 거라는 예측도 억측이 아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악영향만을 수반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후 소비 성향이 강한 청년층과 중년층의 소득이 증가하자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우려에도, 노동자의 입장에서 최저임금은 생존과 직결되는 안건이다. 노동자가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기도 하다. 저소득층 서민이 조금이라도 가볍게 숨을 쉴 수 있게 만드는 장치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그들이 사람답게 살 권리를 상징한다.
최근 10년 사이 주거비용이 급격하게 올랐지만 임금 인상률은 정체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 빈곤층과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이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남긴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자영업자의 소득에 따른 차등적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발표했고, 추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만큼의 차액을 정부에서 보조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면 지금의 논쟁은 다소 수그러들 것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노동자의 권익을 살릴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다각화된 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