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왜 ‘판단의 장(場)’이 되었는가?

20~40대 연령층의 인터넷 커뮤니티(이하 커뮤니티) 활동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게시판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기도 하며, 때로는 잠깐 웃자는 취지로 기재한 글에 여럿이서 맞장구를 치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 커뮤니티는 단순하게 웃고 떠드는 공간으로만 쓰이는 데에 머무르지 않는다. 때때로 왜곡된 보도의 진실을 논하는 ‘판단의 장(場)’으로 쓰이기도 한다.

많은 회원이 갑론을박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사실을 판단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사진=양지훈 기자)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큰 역할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면서도 정정할 의지를 내비치지 않는 일부 언론사에 있다. 커뮤니티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언론사와 신뢰하기 힘든 언론사를 분류하는 모습은 어느 순간부터 흔한 일이 되었다. 일부 언론사에서 정치적 성향이 짙은 소식을 보도할 때마다 입맛에 맞게 왜곡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소셜 미디어 정보가 범람하는 풍토도 커뮤니티에 힘을 실어준다. 엉터리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자 개인적 사실 확인이 아닌 커뮤니티 게시판의 갑론을박을 통한 확인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줄을 잇기 때문에 안건에 대해 다각화시킬 수도 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 긴급 현안에 대하여 재빠르게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사람도 마찬가지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팩트 체크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진실을 호도하는 기사가 범람하는 세상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혼자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보도는 커뮤니티 회원들의 자문해 팩트를 판단하게 된 것이다. 씁쓸하지만 현실을 고려하면 현명한 선택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때로는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기본적으로 자정 능력이 있는 건전한 커뮤니티인지를 충분히 인지한 후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명확한 근거가 있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하며,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군중심리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