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불매운동, 인과관계도 따져보지 않고 휩쓸리기 쉬운 충동적인 행동

불매운동은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까? (사진=박양기 기자)

최근 맥도날드 사건으로 인해 햄버거를 먹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사건이 있기 전에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전 회장의 성추행 사건, 미스터 피자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사건 등으로 인해 해당 프랜차이즈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며 불매운동이 이어져 왔다.

물론, 소비자의 개인적인 판단과 행동은 그들의 자유다. 그러나 각자의 행동을 ‘불매운동’이라고 부르며 다른 이에게도 자기 생각을 강요하고 퍼뜨리는 것이 옳은 행동일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이번 맥도날드의 문제는 현재 법정에서 진실 공방을 하고 있다. 피해자 측의 주장에 따르면 4살이었던 아이가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후 복통을 느꼈으며, 병원에서 HUS(Hemolytic Uremic Syndrome:요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로 인해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됐고 신장 장애 2급을 받게 됐다. 그 후 아이의 엄마는 맥도날드의 덜 익힌 고기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의 문제인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기에 맥도날드는 사실 확인이 필요했다.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라는 주장을 시작으로 “이번 사안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등의 주장을 하면서 맥도날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또 “이번 사건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길 바라며, 앞으로 이뤄질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무작정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법 (사진=박양기 기자)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직 누군가의 잘못이 있다고 단정 지어지지 않았음에도 많은 이들은 맥도날드를 찾는 발걸음을 멈추기 시작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맥도날드는 아이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프랜차이즈, 패티를 잘 굽지 않을 수도 있는 햄버거집, 아이 엄마를 위로할 줄 모르는 악덕 브랜드의 이미지가 돼 가고 있다.

아직 사건의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맥도날드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예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이나 미스터 피자의 경우, 브랜드를 대표하는 회장직에 있는 사람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사례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으로 인해 피해 보는 것은 이미 회장직을 그만둔 이들이 아니라 각 매장의 점주라며 불매운동에 대한 반대 입장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운동’은 몸의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지만 그와 함께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일, 또는 그런 활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불매운동에 참여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면, 먼저 어떤 목적을 위해 그 제품과 물건을 사지 않아야 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가 하는 운동에 의해 힘들어지는 사람이나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떳떳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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