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기에 더 가까이, 해외 의료봉사 이야기

자기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시간을 내고 노력을 쏟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돈을 받지 않더라도 끝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기에 마음의 온도가 조금은 따뜻해지는 것 같다.

국내에서 시원한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요양원 실내나 노인정, 장애인 보호시설, 유기견 보호시설 등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인이라면 편하게 쉬고 싶을 토요일이나 휴일에 쉬는 것을 포기하고 봉사활동을 해야한다. 학생도 공부할 시간이나 친구들과 놀 시간을 포기한 채로 봉사활동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나서서 해외 그것도 오지로 가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가 있다. 13년 동안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주민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재훈 의사이다. 이재훈 의사는 2005년부터 13년 동안 마다가스카르 오지 곳곳을 찾아 다니며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에 13년 간 진료한 환자만 7만 여명이 넘으며 이동거리는 연 19만km를 넘는다고 한다. 이는 지구 5바퀴에 달하는 거리이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혹이 난 아이를 치료중인 이재훈 의사 (사진= 밀알복지재단 제공)

이재훈 의사가 활동중인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1천명 당 의사가 0.16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보건의료 환경이 취약한 곳이다. 특히 오지에 사는 주민들의 경우 의사를 만나기 위해선 가깝게는 수십 킬로미터, 멀게는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해야만 한다. 그러나 하루 수입이 1달러 조차 되지 않는 대부분의 주민들에게 병원까지의 교통비와 치료비를 부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항생제 하나로도 치료 가능한 가벼운 질병마저 악화돼 결국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동진료소의 도착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24시간을 넘게 걸어온 환자들도 있으며, 1년 전 생긴 염증으로 눈꺼풀이 뒤집힌 소년과 가슴에 난 혹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도 있다. 이재훈 의사는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수술을 하며 계속해서 봉사를 이어간다고 한다.

이재훈 의사는 오지를 찾아 다니며 의료봉사를 펼치는 이유에 대해 “나을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절망 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어딘가에서는 무슨 질병인지도 모른 채 고통 받는 주민들이 있을 것을 알기에, 진료를 하는 매 순간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는 9일 희망TV SBS를 통해 <오지로 간 낭만닥터 이재훈>편에서 아프리카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재훈 의사(밀알복지재단 마다가스카르 지부장)의 이야기가 방영된다.

나레이션으로 계속해서 희망TV SBS에 재능기부를 하고있는 배우 유인나 (사진= SBS 화면 캡쳐)

한편, 이재훈 지부장의 이야기는 배우 유인나의 재능기부 내레이션을 통해 전해질 예정이다. 유인나는 “아름다운 대자연 이면에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마다가스카르 오지 지역 주민들과 현장에서 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재훈 지부장을 비롯, 이동진료팀에게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울지마 톤즈’ 포스터 (사진= 네이버 영화)

故이태석 신부는 아프리카 케냐 톤즈 지역에서 문둥병으로 알려진 한센병 환자들을 직접 상처를 닦아주고 섬기며 선교와 의료봉사를 한 인물이다. 오랜 전쟁의 후유증으로 의료와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낙후된 이 지역에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세운 그의 삶은 영화와 책 등 미디어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전달했다.

오늘도 누군가는 고통받고 있을지 모른다. 방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나와는 먼 이야기 일 수 있고, 먼 거리에 있어서 모를 수 있지만, 멀기에 더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비단 의료봉사만이 아닌 우리 각자만이 할 수 있는 어떤 노력들이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며 주변을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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