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 호모인턴스… 얼어붙은 채용 시장의 자화상

공시생이 밀집된 노량진(사진제공=픽사베이)

과거 토익과 학점 같은 기본 스펙만으로도 취업이 어렵지 않았던 세대, ‘오스트랄로스펙쿠스’를 지나 인턴생활만 반복하는 취준생이 가득한 ‘호모인턴스’ 시대가 도래했다.

101만 명에 달하는 취준생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심리적 불안감을 지니고 있으며 뚫리지 않는 취업문으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조사한 취업시장 동향에 따르면 신입 채용임에도 관련 경험이나 지식 수준이 높은 지원자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실무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업체 인턴 경험은 필수 스펙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인맥 등 속칭 ‘백’이 없으면 갈 수 없는 양질의 인턴자리 ‘금턴’과 일을 잘 배우지도 못하고 허드렛일이나 단순 노동만 하는 인턴을 의미하는 ‘흙턴’ 역시 삭막한 취업시장의 동향을 대변하는 단어로 종종 회자되곤 한다.

좁아진 취업문 탓에 취준생의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깊어진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2월 청년유니온에서 조사한 ‘2016년 청년유니온 구직자 실태조사 결과 분석 및 토론문’에 따르면 많은 응답자들이 평소 일상생활 중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22일 취준생 10명 중 8명 정도는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증에 빠지는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해 봤다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취준생들에게 취업준비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물은 결과, 95.7%의 응답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취업준비를 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점수로 환산해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 중 평균 6.6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조사 결과 87.3%의 취준생들이 취업준비를 하며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증 등에 빠지는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취준생들이 꼽은 번아웃 증후군을 느낀 이유를 묻자 ▲길어진 취업준비 기간에 지쳐서(47.8%)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서류전형, 면접전형 가릴 것 없이 불합격 통보를 받아서(37.7%)라는 답변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불황으로 인해 신규채용을 꺼리는 기업들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바늘구멍 취업문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호모인턴스’, ‘흙턴’를 전전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되는 현상을 심화시키는 점으로도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