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과연 우리 정신건강을 증진시킬까?

다음은 연구결과를 번역한 글이다.

우리는 보통 SNS가 정신건강에 나쁘다고 인식한다. 여태껏 많은 연구들이 페이스북 사용과 우울, 질투, 고립, 낮은 자존심 등 부정적인 감정의 연관관계를 밝혀내왔다.

최근 한 발표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끊고 나서 한 주 후 정신이 건강해지며 부정적 감정은 다소 소멸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SNS가 우리의 정신에 해롭다는 이전 연구들과 궤를 같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출처=언스플래시)

질투심이 많다면 페이스북부터 끊자

이번 실험에서는 평균 34세, 2000여명의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일상적으로 페이스북을 하고 다른 그룹은 일주일 동안 페이스북을 일체 하지 않도록 했다.

참여자들 중에는 적극적인 페이스북 사용자와, 수동적인 사용자들이 있었는데 실험 이후에 이들은 삶의 만족도와 정신건강, 행복, 외로움, 그리고 열정 등의 감정에 대해 답해야 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먼저 페이스북을 끊은 그룹부터 살펴보자. 이들의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는 다소 올라갔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끊은 사람들 중에서도 적극적인 사용자만 이에 해당했다. 수동적인 사용자들은 동일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적당한 사용자들은 예상대로 적당한 효과만을 봤다.

만약 페이스북이 해로운 것이라면 왜 우리는 다시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걸까? 중독에서 벗어날 의지가 없다면 방법은 두 가지다. 계속 그 상태로 머물든지, 행동을 바꾸든지.

적극적인 사용자이거나 질투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페이스북에서 특정친구를 살피는 행동부터 바꿔야 한다. 반대로 수동적인 사용자라면 페이스북을 정신건강을 키울 좋은 통로로 남겨두면 좋겠다.

출처 : 포브스

일상의 억압이 보상되는 사이버 공간

여기부터는 연구결과를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각자가 자신을 크게 봐서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어떤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상대에게 비춰지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은 따로 있다.

이런 생각을 심리학에서는 ‘자아동일성’이라고 부른다. 본인이 생각하는 범주 안에서 어제와 동일한 오늘의 자아가 있어야 사람은 심리적인 안정을 느끼는데 이를 자아동일성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절대 한 가지 모습으로 규정할 수 없다. 작은 일부분이 겉으로 드러났을 뿐이지, 한 사람 안에는 수많은 성향의 사람들이 내재돼 있다.

자아동일성은 내게만 적용하면 문제가 없는데 나를 보호할 때뿐만 아니라 남을 판단하는 잣대로도 그대로 적용해 문제가 불거진다.

‘저 사람은 말이 안 통하는 사람, 저 사람은 무례한 사람’이라고 한 번 판단하고 그 이래로 죽 저 사람은 말 안통하고 무례한 작자라고 호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잘못된 판단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례한 모습을 몇 번 보여줬던 사람에 해당한다.

이 사람도 내가 좋은 것으로 규정하는 친절하고 다정한 면을 분명 지니고 있는데 내가 일방적으로 느낀 모습으로만 저 사람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런 자아동일성이 잘못된 판단이고 사람은 누구나 여러 인격을 지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사이버 공간이다.

나는 페이스북을 한다. 그러나 페이스북을 하고 싶지는 않다. 왜 그럴까? 페이스북은 공식적으로 ‘나’를 드러내고 그 공식적인 나를 다른 사람들이 관람하는 곳이다.

여기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 즉, 이상으로 품은 멋진 모습을 비춰주고 싶은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고 그 약한 모습을 인정하지도 못해서 페이스북을 하면서도 안 하고 싶은 것이다.

일상에서 활발한 모습이 충족됐다면 페이스북에서 활발한 척을 안 했을 텐데 일상에서는 쥐 죽은 듯이 지내다가 억압된 내 모습이 사이버 공간에서 나타난다.

이상을 현실화시키지 못한 괴리는 억압으로 작용되고 이것이 다시 엉뚱한 사이버 공간에서 발현된다.

나는 활발한 사람으로 상대에게 비춰지고 싶었는데 현실에선 원래 소심하게 태어나서 그렇게 못하니 사이버 공간에서라도 활발한 척하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이상적인 내 모습을 보고 만족하나 보다.

나는 분명 약한 사람이다. 너도 분명 약한 사람이다. 약함은 공격성의 강도와 비례한다더라. 그래서 정말 강한 것 같이 보이며 남을 공격하는 사람이 알고 보면 제일 약한 사람이다. 우리 안에 있는 이 약함이 인정받지 못하면 이 녀석도 자신을 알아달라고 어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남을 깔아뭉개거나 말을 험하게 하는 종류의 강한 척인 것이다. 현실에서도 사이버 공간에서도 강한 척할 필요 없다. 우리는 누구나 다중인격이고 또 약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