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취업, 문턱을 넘은 이들의 실망감

직장으로 가는 힘든 길 (사진제공=픽사베이)

“직장을 다니기 전에는 몰랐다. 하루빨리 취업하고 싶었고 상사한테 욕먹으며 일해도 좋으니 사람 구실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막상 직장인이 되고 보니 그러면 안 되지만, 일하지 않던 시절이 가끔은 그립다”

취업포털 사이트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학교를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평균 5.3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인 대학을 5년이나 다니는 이유는 취업이 어려워서라는 이유와 쌓아야 할 스펙이 많아서라는 이유가 대다수였다. 앞으로 대학 졸업 시기는 계속해서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로 나가는 일이 쉽지 않고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공부를 하고 대학교에서도 평균 5년 이상의 공부를 하고 대학원을 가거나 추가적으로 취업준비를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시대에서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이들이 말하길 출세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나 성과보다는 부모님의 재력, 경제적 뒷받침이 중요한 조건이라는 조사 결과가 보여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는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개인의 노력과 경제적 뒷받침이 별 차이가 없게 조사됐으나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 부모의 재력이 더 좋은 성공의 조건이라는 의견이 개인의 노력을 꼽은 사람의 세 배 정도가 되는 차이를 보였다.

이렇듯 성공하기 쉽지 않은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로 이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조사 결과도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10명 중 7명은 해외로 갈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이는 경쟁 사회에 지치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조사 결과인 듯 보였다. 몇몇 응답자는 부정부패된 정부에 가망성이 없어 보이고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도 해외로 가고 싶다고 답했다.

나라를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좋은 직장을 다니는 것이 직장인들의 현실적인 소망인 듯 보였다. 2017년 이직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59%의 응답자가 올해 이직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직을 고민하는 응답자도 34%나 됐다. 이직을 원하는 자들은 급여나 복리후생 쪽이 더 나은 기업을 원한다고 답했고 업무 강도나 근무환경 역시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직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또한,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급여를 조금 덜 받더라도 비전이 있는 기업으로 이직하기를 희망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취준생 때는 취직만을 바라보고 살았는데, 직장인이 되면 끝없는 미래를 보고 걷고 또 걸어야 한다. 이제는 응원하는 사람도 위로하는 사람도 옆에 없다. 가끔은 사방이 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가장 못난 회사 같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기업을 정말 안 도와주는 듯 보이며 계속해서 이런저런 단점들만 눈에 보인다.

힘든 직장인들을 응원하고 싶다.

하지만 어설픈 조언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혼자 사회와 싸워야 할 나이가 됐고 그러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외롭고 지칠 때가 있을 거다. 누군가에게 다 내려놓고 기대고 싶을 때도 있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으로 버티고 이겨내자. 우리는 몇 년 동안 힘든 시기를 거쳐 이 자리에 왔고 더 나은 자리로 갈 수도 행복한 사람이 될 자격도 있는 사람이다. 거친 대한민국의 사회 속에서 계속해서 살아가자. 우리는 자랑스러운 자식이고, 배우자의 아내 혹은 남편이며 내 아이의 아빠와 엄마인 사람이다. 오늘 하루도 힘들게 출근한 모든 직장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참고자료 : 사람인, 인크루트, 잡코리아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