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직원 감원에 이어 ATM도 구조조정

시중은행들이 2015년 이후 자동입출금기(ATM) 줄이기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화문에 설치된 시중은행의 ATM기 (사진제공=브릿지경제)

시중은행들이 영업점(점포)와 인력을 대거 줄이는 동시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줄이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은행과 SC제일·씨티은행 등 2개 외국계 은행의 ATM는 3만9312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2월 말과 비교하면 494대가 줄어든 것이고, ATM기 설치가 최고점에 달했던 2012년 12월 말과 비교하면 2351대나 감소했다.

ATM기 줄이기는 은행들의 점포 축소에 따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2년 시중은행 점포 수는 5325 곳에 달했지만 지난해 9월 말 집계에서는 4943곳으로 382곳이나 줄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짐을 싼 은행권 임직원이 3000여명임을 감안해 직원 1~2명을 줄일 때 ATM기도 같이 명예퇴직을 시키고 있는 셈이다.

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이 가장 많이 줄였다. 신한은 2013년 12월 말까지 7559대까지 늘렸지만 6월 말 현재는 6818대로 3년 간 741대를 처분했다. 국민은행도 2012년 12월 말까지 9650대나 늘였고 올해 6월에는 8930대로 720대를 퇴출했다.

현금 출금만 가능한 은행 현금자동 입출금(CD)기는 이미 퇴직이 완료됐다. 8개 주요은행 CD기 수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138대로 퇴출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초에는 절반 가까이 줄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현재 같은 처리속도라면 올 연말에는 CD기는 역사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ATM기 퇴출 속도를 올리는 것은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2분기 모바일뱅킹 하루 이용액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계속 상승세다. 이미 지난해 초 인터넷뱅킹 이용비중(41.3%)이 ATM기 거래량(37.9%)을 넘어서면서 ATM의 역할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점포당 ATM기는 4~5대 가량 설치됐는데 1대당 연간 손실액이 160만원에 달한다”면서 “스마트폰 거래량은 급증하고 있는 반면 ATM 이용빈도는 적어지고 있어 점포다 1~2대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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