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외교 부재 속 한국경제 20년 전 수준으로… 올해 2.6% 성장 벌써 삐꺽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대한민국 경제가 사면초가, 내우외환 상황으로 빠져 들고 있다. 많은 경제지표들이 20년 전 외환위기 수준으로 후퇴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로 중국과 일본 미국 북한의 ‘경제·외교 협공’에 완전 무방비 상태다. 내수·수출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제조업 체감경기까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는 등 연초부터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대내외 악재는 정부가 올해 제시한 2.6% 성장률을 갉아먹고 결국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재정정책을 요구하면서 정치권도 현재의 ‘권한대행 정부’가 우리 경제의 경착륙을 막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컨트롤타워 부재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경제·안보외교 분야다. 한반도 주변국 모두를 ‘적’으로 만들고 있다.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범위를 문화 분야에서 점점 핵심 경제분야로 확대시켜 가고 있다. 10월 만기 되는 한·중 통화스와프를 ‘연장’ 대신 ‘파기’쪽으로 흘리며 압박하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문제를 트집잡아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을 중단한 데 이어 위안부협상 합의금으로 준 10억 엔에 상응하는 성의를 표하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20일 출범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미국 안에서 만들지 않은 제품에 대해선 고율의 수입관세를 매기겠다며 한국의 기아차 등 전세계 제조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또 대륙간탄도탄(ICBM) 시험 발사로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흔들려 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장기 불황에 성장동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400여 제조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올 1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전 분기(86) 대비 18포인트나 급락한 68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청년 실업률도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8%를 웃돌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다. 경제성장률도 3년 연속 2%대가 불가피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 불가피하다.

서민들의 고충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구 소득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AI까지 겹쳐 밥상 물가 중심으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물가상승)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라 향후 유류 제품을 포함해 생활물가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경제학회 조찬에서 “소비 투자 수출 세 가지 성장 기둥이 동시에 무너져 내리는 ‘퍼펙트 스톰’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정책 이행이 무엇보다 시급하며, 탄핵 정국이 마무리될 때까지 현 행정부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책 전문가인 박종구 초당대 총장은 “한국경제가 3년 연속 2%대 저성장인 뉴노멀이 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과 능동적인 외교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