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성격의 ‘마스터’ 강동원, 김우빈

배우 강동원.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마스터’는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 한자리에 모인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영화는 강동원과 김우빈이 대선배 이병헌을 중간에 두고 든든하게 양쪽 곁을 채운다. 강동원은 유독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이 많다. ‘의형제’의 송강호, ‘검은 사제들’의 김윤석, ‘검사외전’의 황정민 등 유독 남자 선배들하고 특별한 호흡을 선보이며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다.

선배들에게 후배 배우로서 강동원을 물으면 한결같이 칭찬만 나열한다. 그건 ‘마스터’의 이병헌도 마찬가지였다. 비결을 묻자 강동원은 “예의가 바른 편”이라고 답한다.

영화 ‘마스터’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선 한 수 배우겠습니다는 자세예요. 일단 부딪혀 보는 스타일로 선배라고 깍듯하게 다가가진 않아요. 차가워 보일 수도 있지만 예의는 바르다고 자신해요. 그런데 우빈이가 너무 깍듯하게 하니 그게 저와 비교가 됐어요.

그래서 병헌 선배님이 한번은 ‘우빈아 너무 그럴 필요 없어. 동원이 봐’라고 농담도 했어요. 전 표현은 잘못 하지만 정은 많아요. 친해지면 오래 가는 스타일로 늙어서도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골라서 만나는 편이죠.”

세 배우가 같이 출연한 것에 대해선 강동원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 강동원. (사진 제공=CJ 엔터테인먼트)

“더할 나위 없었어요. 평소 우빈이를 좋게 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영화 내에서 같이 붙는 장면도 많아서 오랜 시간을 함께했죠. 아쉽게도 병헌 선배님과는 많이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어요.

기회가 되면 둘 다 다시 한번 같은 작품에서 만나고 싶어요.”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필리핀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액션이다. 극 중 김재명(강동원)은 필리핀으로 도망간 진현필(이병헌)을 쫓아가고 그곳에서 목숨을 건 액션을 펼친다. 강동원은 실제 이 장면을 촬영하다 목에 유리가 박히는 상처를 입었다.

“촬영하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유리가 깨치면서 머리를 차 벽에 부딪쳤어요. ‘머리에 피가 났겠구나’ 생각하며 머리에 손을 댔는데 피가 묻어나지 않았어요.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손을 얼굴에서 목으로 내리는데 유리가 걸려요.

유리가 목에 박혀있었죠. 차에서 나와 바닥에 앉아있으니 멀리서 감독님이 ‘여기 배우 다쳤어’라고 소리 지르며 뛰어오시고 …특수효과팀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가 긴장했죠.”

당시 벌어졌던 일은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큰 사고였다. 그런데도 강동원은 간단한 응급조치를 취한 후 남은 촬영을 마쳤다.

배우 김우빈.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김우빈은 강동원이 다쳤을 때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촬영이 없어서 호텔에 있는데 동원이 형이 단체 채팅방에 피 붙은 사진을 올렸어요. 전 분장인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얼굴을 다친 거예요. 손이나 발도 아니고 얼굴이니 당연히 난리가 났죠.

공교롭게도 그날 저녁 회식에 예정돼 있었어요. 형은 안 나와도 되는데 굳이 참석했어요. 알고 보니 자기 때문에 스태프가 걱정할까봐 괜찮은 거 보여주려고 일부러 참석했다는 거예요. 정말 책임감이 강한 사람 같아요.”

영화 ‘마스터’ (사진 제공=CJ 엔터테인먼트)

‘마스터’에서 김재명은 진현필을 잡는 결정적 증거를 찾기 위해 측근인 박장군(김우빈)에게 접근한다. 이후 박장군은 김재명과 진현필 사이를 오가며 미묘한 줄타기를 한다. 의도치 않게 악당이 된 인물이지만 본심은 선하다. 자기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이기적인 인물이지만 장난기 넘치는 성격 때문에 밉지가 않다. 김우빈은 전작 ‘스물’에서 보여준 유머와 ‘기술자들’의 카리스마를 섞어 박장군 캐릭터를 완성했다.

“두 선배님과 함께 하는 게 영화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죠. 전 마냥 좋았어요. 장군이란 인물이 양쪽을 오가지만 너무 나대면 이야기 흐름이 깨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적정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시나리오 볼 때부터 장군이가 귀엽고 살아있는 느낌이길 바랐어요. 톡톡 튀는 캐릭터여서 평소 잘 하지 않는 애드리브도 많이 들어갔어요.”

배우 김우빈. (사진 제공=CJ 엔터테인먼트)

‘너무 예의가 발라 오히려 불편했다’ 이병헌의 말에 대해선 ‘후배로서 기본을 지켰다’고 말한다.

“너무 높은 선배니까 잘하려고 했어요. 후배로서 할 일을 하고 챙겨 드릴 게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 했죠. 병헌 선배님이 먼저 제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농담도 하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에서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동원이 형과는 필리핀에서 약 한달 정도 같이 지냈어요. 같이 운동하고 밥 먹고… 온종일 같이 있으니 가까워질 수 밖에 없었죠. 덕분에 연기 호흡도 잘 맞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