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네일, 그들만의 노하우로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다

청년실업이 600만에 육박한 대한민국은 지금 젊은이들 사이에선 ‘헬조선’이라 불린다. 수많은 이력서와 높은 스펙에 치여 점점 지쳐가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꿈이라 쫓던 목표는 사치가 되어 버리고 지금은 그저 철밥통,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일’을 찾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어느새 꿈을 잊지는 않은지.

서울대 SK상생혁신센터에는 글리터(gliter)라는 이름을 걸고 청년창업을 한 이들이 있다. 네일샵에 다녀본 이들은 한번 씩은 들어 봤을 ‘글리터’는 쉽게 말해 펄이 들어 있는 매니큐어를 말한다. 본지 기자 또한 글리터네일과 인터뷰가 있다고 해서 네일샵 인터뷰인줄 알고 찾아갔다. (웃음) 허나 그곳에는 그 흔한 네일샵 풍경이 아닌 책상 위엔 노트북과 책이, 해맑게 웃으며 맞이하는 청년들이 있었다.

▲(사진=권희정 기자)

-좋아하는 일을 좇았더니 잘하는 일이 되었더라

방) 모든 것이 그렇듯 처음은 항상 힘들다. 처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나 남자가 여성들의 전유물인 네일아트시장에 뛰어든다 했을 때 다들 말리더라. 뷰티앱(app)이 지금이야 많이 성장한 편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 만해도 무슨 네일아트냐고이냐고들 했다. 시작한 지 9개월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을 맛보면서 지금은 한 달에 2만 명이나 다녀갈 정도의 웹사이트가 되었다. 지금이야 대기업들도 샵예약 연계서비스와 같은 비슷한 콘텐츠를 내세워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우리끼리 믿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네일아트 필기시험까지 붙었다. 네일아트의 세계는 심오한 것 같다. (웃음)

글리터미(美)는 네일샵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단순한 예약시스템 서비스가 아니라 새로운 유행이나 트렌드까지 제시하고 있는 뷰티앱으로 통한다. 철저히 소비자들의 리뷰나 체험기가 바탕이 되고, SNS나 블로그를 통해 예쁜 네일아트들을 찾아 직접 컨텍해 업체를 유치한다.

네일 샵의 특성상 1인 샵 들도 꽤 많은 편이다. 물론 처음 시작부터 크게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문을 열면 많은 이들에게 어필이 되겠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고 충분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가 취약해서 알려지지 않는 업체들에 최적화된 웹/앱이 아닐까 생각한다.

 

-꿈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방) 3명이 함께 시작했다. 학생 때 창업 동아리에서 만나 지금까지 왔다. 각오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고 알고 시작했지만, 진짜 배고프더라 (이제 와서 웃는다).

혼자서 했으면 아마 여기까지 못 왔을지도. 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서로를 신뢰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원망 대신 채워주고 응원하는 그런 관계?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땐 헛된 망상처럼 웃어넘길 법한 서로의 이상과 꿈을 얘기하며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점이 우리 글리터 창업의 기초가 됐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소비라이프를 바꾸다.

방) 네일아트라고 하면 손톱이나 발톱에 한정 지어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달리 생각한다. 손톱을 예쁘게 하고 나면 손이 보이고 손에서 팔, 팔에서 발, 다리로…. 시야가 점점 넓어진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현재 네일샵 들 중 반지를 함께 판매하는 업체들도 꽤 있으니 말이다. 예쁘게 네일을 하고 나서 거기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나 잡화들을 함께 공유하거나 살 수 있는 토탈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싶은 것이 길게 봤을 때 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소비하는 물품에 내 손길이 닿았으면 한다. (웃음)

▲(사진제공=글리터네일)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

조) 내가 쓰기 편해야 남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네일 받기 전에 우리 앱을 통해 찾아보고 예약해서 간다. (웃음) 일단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면 어서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뭔가가 분명 있는 것 같다. 새로운 네일 아트에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하고, 우리가 공유한 네일사진의 반응이 좋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 네일 서비스 앱들 중에서 트렌디함으로는 빠지지 않을,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으로 가득 가 있어 맛있는 에그타르트를 먹는 기분이랄까. 단순한 위치제공, 예약서비스가 아니라 스타일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 매일매일 변화하는 네일아트 추세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직접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 제일 큰 특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대한 시장이라 불리는 여성 미용 분야에서 참신한 아이템과 젊은 에너지로 도전하고 있는 그들에게 본지 기자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소홀히 대했던 손톱들에게도 미안했고. 앞으로 더욱 발전되어 있을 그들을 기대하며 다음 성공인터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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