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더 느리게, 아주 느리게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체제는 우리가 매일 먹는 ‘식자재’도 지배하고 있다. 특히 패스트푸드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슬로우푸드 문화는 범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슬로우푸드 운동의 규모의 경제는 아직까지 그리 크지 않지만, 이 운동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의 패스트푸드 문화에 대한 하나의 도전으로서 건강한 식사를 도모하려 노력중이다.

▲ save your life

Andante(느리게)

1986년 이탈리아의 카를로 페트로니는 로마의 명소에 다국적 햄버거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개점되자 이제 반대하여 슬로우푸드 운동을 전개하였다.

슬로우 푸드라는 개념은 패스트 푸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보다 빠르게(Allegro)가 모토인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보다 느리게, 더 느리게를 표방하고 있다.

이런 슬로우푸드를 표방하고 ‘save your life’를 모토로 대중에게 건강한 한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배드파머스의 김상선 실장을 만나 보다 자세히 슬로우푸드 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배드 파머스의 김상선 실장

“저희는 C&P라는 디자인 영상 브랜딩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요. 어렸을 적부터 친했던 친구들끼리 모여 만들었는데 주로 디자인을 해주거나 컨설팅을 하는 업무를 하죠.

그러다가 몇 년전 친구들과 다함께 뉴욕에 간적이 있어요. 뉴욕에서 찹샐러드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저런 찹샐러드 및 건강한 한끼 식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돌아와 배드 파머스를 오픈했어요.

물론 기존에 한국에도 샐러드 전문점들은 여러 업체가 있었지만, 뭔가 다양성이 없고 진부하더라고요. 그래서 배드 파머스는 다양하고 진부하지 않은 샐러드 메뉴를 제공하려고 노력했어요. 할라피뇨 및 고수가 들어간 샐러드를 비롯해서, 퀴노아, 케일 등 슈퍼푸드를 주로 사용해요.

하지만 슈퍼푸드 및 샐러드라고 해서 맛이 없거나 한끼 식사로 부족할 거라는 인식은 버려주세요.(웃음) 저희 배드 파머들이 맛있고 건강하게, 그리고 배부르게 만들어드리고 있어요.”

▲배드 파머스의 슬로우 주스

Adagio(더 느리게)

슬로우푸드 식생활은 우수하고 청결하며 공정한 식품을 소비하는데 있다.

구체적으로 품질의 우수성은 자연이 준 선물인 귀중한 자원으로 어떠한 가공 없이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먹는 다는 것이며, 청결성은 지속가능한 농업과 가축사육, 가공, 마케팅 및 소비의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생태계의 보존 및 생물다양성 나아가 소비자의 건강 보호 및 환경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공정성 또한 세계 경제의 균형화, 사회적 공감과 결속의 추구, 문화 다양성 및 전통 보존을 통해 인간의 노동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농식품 종사자에 대한 적정 보수를 보장하는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드 파머스의 슬로우 푸드

“저희의 모토는 save your life에요. 사실 의료기기의 발달을 통해 인간의 삶은 훨씬 더 길어졌죠. 그러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지나친 매스미디어로 인해 다이어트가 문화가 성행하고, 남들보다 빠르거나 뛰어나지 않으면 도태되는 세상에서 현대인은 참 피로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패스트푸드라는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먹음으로서 자신의 몸을 망치고 있죠. 그렇기에 저희의 목표는 샐러드를 통해 체중을 줄이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자는 것이 아니에요. 단지 더 나은, 더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이에요. 이런 의미에서 저희는 배드 파머스를 단순히 하나의 음식점이나 매장이 아닌 브랜드로 만들려 노력 중에 있어요.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양한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스티커도 제작해요. 사실 스티커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무궁무진한 힘을 가지고 있죠. 저희는 그래서 다양한 스티커를 제작하고 있어요. 가끔 인스타그램을 비롯해서 저희 매장에 오시는 분들 중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오시는 분들이 보면 되게 뿌듯하고 반가워요.

아! 그런 점에서 헨리도 저희 매장 단골손님이에요. 저희 배드 파머스 매장을 찾아오셨을 때 건강한 샐러드도 먹고 헨리도 보면 일석이조잖아요.(웃음)

마지막으로 배드 파머스는 좌식 테이블 및 피크닉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어요. 피크닉 테이블은 특히 큰 테이블에 모르는 사람들과 앉아 서로 알아가면서 오순도순 찹샐러드를 먹는 것이에요. 새로운 만남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죠,

왜 혹시 알아요? 그러다가 정말 마음맞는 친구나 연인을 만나게 될지? (웃음) 무엇보다도 앞으로 배드 파머스가 열어갈 새로운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배드 파머스이지만 정말 좋은 농부들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만약 저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되면 따끔한 질책도 함께 부탁드려요.”

▲배드 파머스의 1일 1샐러드 운동

Lento(아주 느리게)

서양에는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는 속담이 있다. 먹는다는 것은 한 인간의 성격과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효율성과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이며 이는 먹는 것까지도 지배하고 있다. Allegro(빠르게)와 Presto(매우 빠르게)가 이 사회를 대변하는 빠르기인 것이다. 하지만 슬로우푸드 식생활은 천천히 조리된 음식을 천천히 먹는 행위 그 이상의 철학을 담고 있다.

생산자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환경과 생명을 동시에 생각하는 것 나아가 자연이 준 선물과 자신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것. 이 생각만으로도 세상의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다. 이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1일 1샐러드를 실천해보자. 그러다보면 더 좋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우리네 인생은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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