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1명의 아이엄마입니다”

아동보호시설 에델마을은 여아 전용 양육시설이다. 시설에 입소하게 된 아이들의 경로는 베이비박스부터 학대피해 아동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하나같이 예쁜 미소와 행복한 얼굴들이다. 그동안 청소년 상담복지 센터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10월 초에 부임한 김미숙 원장은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터뷰가 부담스럽다고 하지만 그녀는 마치 여느 엄마들처럼 행복한 얼굴로 인터뷰 내내 에델마을 아이들 자랑을 했다. 그녀는 그녀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주민등록등본에 내 이름 밑으로 51명 아이들 이름이 등재됐을 때다”라고 했다.

▲붉은 단풍이 예쁘게 핀 에델마을에서 김미숙 원장(앞줄 중앙)과 에델마을 직원들의 모습을 담았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접한 곳이 아동양육시설이었어요. 5년간 상담심리치료사로 아이들 곁에 있었지만 아이들의 마음의 벽이 높기만 했어요. 공부와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느껴 박사과정에 전념하며 그곳을 떠나게 됐는데, 제가 떠나는 모습을 아이들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어요. 저를 향한 허무하고 실망감이 가득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죠. 그때 아이들은 저와 또 한번 이별을 한 샘이었을 거예요.”

김미숙 원장은 전문 상담가로, 교수로 근무하면서도 그 아이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에델마을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김 원장은 “한 번 마음에 상처를 받았던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델마을에서는 내재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상담과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강화해서 진행 중이다. 또한 김 원장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사업도 덧붙여 설명했다.

“아동양육시설에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아이들은 의무적으로 만 18세가 되면 더 이상 시설에서 생활할 수 없게 돼있어요. 열여덟 살, 아이도 어른도 아닌 그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진정한 아동복지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자리 잡을 때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에델마을은 LH와의 연계사업으로 퇴소한 아이들에게 전세임대주택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진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원, 고용센터와 연계하여 취업알선 및 중소기업 직장체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퇴소예정 아동뿐만 아니라 입소한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그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시설에 입소한 아이들 중 저마다의 사연으로 가족과 떨어진 아이들은 가족과의 관계유지를 통해 아동들이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다. 무연고 아동의 경우 후원자와의 연계를 통해 가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끝으로 김미숙 원장은 인터뷰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저희 에델마을에는 아이들을 위해 10년이 넘도록 봉사와 후원을 해주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인사 드리고 싶어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그분들의 따뜻한 관심 덕에 우리 아이들이 예쁘게 자랄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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